Apple의 콘텐츠 관리 정책의 변화 (WWDC 2014 iCloud Drive, Extensibility) by accuram

아이폰, 아이패드에서 인터넷 파일 다운로드가 안되는 이유

애플은 iOS를 도입하면서 파일 시스템, 즉 파일과 폴더를 사용자로부터 숨겨왔습니다. 지저분해보이고, 사용자가 건드려서도 안되는 시스템 폴더 뿐만 아니라, 문서, 사진, 음악, 동영상 등의 기본적인 콘텐츠 폴더도 해당 앱을 통해서만 접속 가능한 정책을 유지해왔습니다. 이 방식이 좀더 발전적인 콘텐츠 사용을 유도하기는 하지만, PDF처럼 다양한 앱으로 접근이 가능한 콘텐츠의 경우에는 각각의 앱에 콘텐츠가 섬처럼 갖혀 버리는 폐단이 발생해왔습니다. 그리고, 앱을 갈아타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아이클라우드(iCloud)를 도입할 때도 고수되었습니다. 파일은 가려진채 아이클라우드가 콘텐츠를 동기화하는 동안 수십초에서 몇분씩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채 기다리곤 했습니다. 사람들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다림을 싫어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할일관리 앱인 'ToDo'사용시 동기화가 언제 되는지 몰라 불편을 겪었고, 인피니티 블레이드 2 등의 게임에서 사용상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iOS8발표에서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iCloud Drive)를 도입한다고 합니다. 아이클라우드에 드라이브가 붙으면서 달라진 기능은 파일시스템입니다. 과거 앱을 통해서만 접근하던 아이클라우드 영역을 '드라이브'를 붙이고 기존 컴퓨터와 같이 파일과 폴더 형태로 접근가능하도록 해준 것입니다. 이로서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앱을 통해 편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기존 iOS에서는 처리하기 어려웠던 압축파일의 해제 및 해제 후 파일과 앱을 연결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러한 정책의 변화는 앱 UI를 통해서만 콘텐츠를 사용한다는 대전제를 iOS8부터는 지키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짜여진 UI/UX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비전이 흐려진 것입니다. 과장해서 말하면 '우리가 다 고민해서 완벽한 UI/UX를 만들었으니 사용자는 그대로 사용하기만 하면 됩니다'라는 철학으로 만들던 것을 '우리가 아무리 고민을 해도 완벽하진 않더군요. 이제는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해요'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개발분야에 추가된 Extensibility 기능도 여기에 이어져 있다고 생각됩니다. 과거 고립되어 동작하던 앱들을 iOS코어를 통해 연결하여 상호간에 역할과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즉, 앱1이 갖고 있는 콘텐츠를 앱2가 재처리 후 그 결과를 앱1에 다시 보내주는 것입니다. 즉, 앱 사이에 콘텐츠가 공유되고, 앱의 역할이 분담되는 것입니다. '하나의 완벽한 앱'이라는 비전 대신에 '세상의 수많은 앱 중 여러분이 알아서 골라 쓰세요'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역시 많은 비약입니다만, 古 스티브 잡스가 틀어 쥐고 있던 '단순함', '완벅함', '완결성' 등의 철학이 흐려지고, 'the more functions, the better smartphone'의 사고가 애플에 물들고 있는 듯 합니다. iOS가 산만해 지고 있습니다. 보통 회사가 되고 있습니다. 'No'라고 말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해 보입니다. 안그러면 계속 개발자 중심으로 진화할 듯 합니다.

덧글

  • 나인테일 2014/06/07 08:19 #

    뭐... 단순한 기능으로 완결되는 아이폰이란 비전은 이미 iOS4에서부터 슬슬 흐려지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OS X 같은 경우엔 단순해 보여도 실제로 까 들어가면 디테일한 기능이 무시무시했지요.(이를테면 오토메이터 같은거) Leopard 나올 때는 광고 문구가 무려 "300가지 새로운 기능"이었고요. 사람들은 iOS도 OS X처럼 될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으니 잡스가 있었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거라고 봅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Adsense leader board